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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의 성격

90년대 이전에는 노동,생활,검시 야학으로 성격을 구분하였고 그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해 왔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런 성격 구분의 잦대도 맞지 않고 성격에 관한 비생산적인 논의의 필요성도 없다. 검시 수업 중심으로 정규 수업을 진행시키고 이 범위를 벗어 나는 야학은 없다. 다만 교육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학생들의 연령이나 직업적인 차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수업내용에서 생활적인 측면과 문화적인 내용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검시에 비 검시 야학의 성격은 검시가 야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하고 규정 되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야학성격은 수업내용과 가르치고 배우는 구성원들 속에서 정립된다. 소수의 야학이 검시수업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였지만, 검야의 수업보다 생활적으로 밀접하고 진보적인 내용들을 수업 속에서 담보하는 내용을 가져가는 야학들도 있다.

야학의 운동적인 측면

80년대의 야학운동은 학생,노동,교육운동이 복합적인 양상으로 진행되어 왔다. 간단히 요약해서 정리하면, 학생운동적인 측면은 한국 사회의 제반 모순이 야학이 사회운동의 형태 및 도구로 파악되고 야학의 내적 구성원이 노동자라는 사실과 연관되면서 학생들의 관념적 혁신성은 야학 노동자들의 관념적인 보수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야학이 운영된다는 핵심적 구조에서이다. 학생운동이 대중과 유리라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야학 내부에서의 노동자들과의 변증법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적인 측면은 야학 학생이 노동자라는 필연성에 의해서이다. 즉 야학은 노동교육을 통한 조직화 사업의 장이라는 것이다. 교육운동의 측면에서는 사회 발전 과정 속에서 생산 관계와 생산력 사이에서의 모순이 심화될수록 그 생산 관계의 개선을 위해 대중들에게 그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고 시도될 수 밖에 없다. 크게 세 가지의 관점이 80년대 야학의 운동성들을 혼합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90년대를 지나면서, 야학을 학생운동적인, 노동운동적인 관점과 활동들은 감소하게 되었다. 그 원인은 노동자 대 투쟁으로 노동운동과 관련된 부분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노동운동 구조에의 야학 공간에서의 노동자 조직화가 다른 단체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환된 단체에서의 활동 인자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6월 항쟁의 결과는 민주화의 분위기는 야학에서의 학생운동의 필요성도 절감되었기 때문이다. 주류의 운동권 성향의 교사들이 야학이 현장 투쟁의 장으로서 의 역할이 축소되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아울러 운동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교사들도 야학을 정리하고 타 부분 단체 활동으로의 흡수 되었다. 현재에도 노동단체나 청년 단체의 구성원들 중 80년대에 야학을 했던 경험자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다. 당시 운동적인 성향의 교사들은 야학을 장기적인 운동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남한에서의 노동조합 운동 불가론이 나왔던 시대에서 야학은 그 활동가를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노동자 대 투쟁 이후에의 노동 운동의 폭발적인 투쟁의 성과에 야학운동이라는 투쟁전술을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교육운동적인 관점이 90년대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그 원인은 야학 학생의 변화이다. 노동자들이 다수를 이루던 80년대와는 달리 노동자, 빈민, 주부, 청소년 등 각계 각층을 이루는 것이 현실이고 학생들의 요구 사항도 천차만별이다. 야학에서의 교육의 목적에 혼란이 올 수 밖에 없고 학생들을 포괄할 수 있는 이론이 요했다. 즉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피지배집단으로서의 야학 학생의 계급 구분이었고 그 하위범주로써 교육 소외자들이다. 제도교육이 갖는 근본 모순을 소외된 계층과 함께 극복하는데 있다. 제도 교육의 허구와 신화에 대한 열망으로 강한 야학 학생들과 제도 교육의 이데올로기를 깨뜨리는 교사들이 공존하는 것이 90년대의 야학이다. 현상적인 것은 대부분의 야학교사들이 제도 교육의 허구성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야학 교육에 적용하지 못하고 검시위주의 야학 교육을 담보하고 있다. 그 만큼 야학이 보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야학이 사회 문제와 적극적인 결합을 하지 않고 시혜봉사적인 차원으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또 다른 차원에서의 교육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야학의 활동

내부적으로 야학의 시대의 과제와 목적에 대한 문제보다 현실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야학에 산적한 문제, 즉 재정, 공간 부족, 인원의 감소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외부적으로 90년대 초까지 야학 연대 활동은 지역 협의체를 조직하면서 활발한 활동들을 펼쳤다. 중반을 넘으면서 야학의 개별적인 활동들이 분산되고, 개별야학의 특수성이 많이 강조되었다. 또한 협의체의 각 단위의 문제들을 공유하고 해결하는 실마리를 푸는 것도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구성원들의 성향이 상이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야학의 문제들은 동질의 야학 연대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것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야학이 작은 교육공간을 지향하고 다양한 교육 내용과 대상을 포괄해야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다만, 역할과 역량들을 조직하고 체계화시키는 데에 많은 노력과 열의가 필요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야학 연대 활동이 많이 위축되는 현실이다.

야학의 대상

80년대의 야학교사들은 확고한 운동의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야학 운동에 임하였다. 또는 공장활동을 하기 전에 가지는 예비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했다. 당시는 야학이 어떤 임무와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도 명확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는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도 많이 유연화되었다. 교사들의 운동적인 성향이 희석되고 전체적으로 봉사위주, 개인적인 경험, 다양한 삶과 인간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야학의 교육내용과 맞물려 다양한 교육을 내포하고 있지만, 의식적인 조직 활동이라 보기에는 미흡하다. 개인이 야학을 하는 목적이 조직속에서 공유되기가 힘들고 곧 야학 전체의 활동의 방향이 불분명해진다. 학생층의 변화는 야학 학생의 대상이 다양화되었다는 가장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주부님의 증가와 제도권 이탈자의 증가, 직업의 다양화, 연령의 다양화 등이다. 야학활동의 주대상이 폭넓게 배치되면서 그 대상에 맞는 내용과 방식을 모색하기에는 이미 야학이 가지는 한계들이 많다.


야학의 전망

가장 많은 논의가 된 것은 지역 주민 교육을 통한 야학의 활성화이고, 주부 및 청소년 대상의 교육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대다수가 검시 야학이라 볼 수 있다. 이전과의 차이는 검시라는 교육수단을 매개로 교육 활동을 이루어 냈다면 이젠 검시를 넘어 다양한 교육이 가능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야학이 모든 대중들에게 열려있는 교육 활동을 해야한다는 다소의 당위성도 띤다. 야학이 지역 주민과의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그들과 함께 하는 야학운동이 되어야 한다. 야학이 가지는 대중적인 이미지는 있지만 야학이 속해 있는 지역 속에서의 위상과 기반은 전무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내용과 틀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신당야학 : 서울시 중구 황학동 650번지 지하 (Tel : 02-2236-3799) 2002년 12월 21일 홍진훤 리뉴얼. All Copyleft.